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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ugust 27, 2020

[녹색세상] ‘경제 위협’ 기후위기에 관심을 - 경향신문

sayauntungdah.blogspot.com
2020.08.28 03:00 입력 2020.08.28 03: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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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비의_이름은_장마가_아니라_기후위기입니다.’

폭우가 한창일 때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이 시작한 온라인 피케팅 운동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한참 달궜다. 우리 눈앞에 벌어지는 이상하고 연속적인 날씨의 변화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격하게 공감했다는 뜻이리라. 장마는 사라지고 우기만 남을 것이라는 둥, 강원도가 사과 재배에 최적지라는 둥 하는 말이 심상치 않게 들리는 걸 보면 그저 스쳐갈 것 같은 나날이 기후위기의 다른 얼굴들이라는 것을 조금씩 체감하게 된다. 무덤덤한 이름 ‘기후변화’가 영국 매체 가디언이 개명해준 대로 ‘기후위기’의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는 또 어떤가. 잠시 소강상태를 지나 27일 신규 확진자 수 441명을 기록했다.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어디까지 갈지 하늘만이 알 일이다. 백신 나올 때만 기다릴 수도 없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가 더 크게 확산되지 않도록 막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동시에 나날이 새로워지는 재난의 뿌리, 기후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EU의 정상들은 지난달 특별정상회의에서 2021년부터 7년간 5500억유로(771조원)를 탄소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한 기후변화 대응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제를 되살리는 대안으로 그린산업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환경세를 신설하고 고탄소배출 기업에는 페널티를 매기고 저탄소배출 기업은 투자를 돕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돕겠다고 한다. 신설 환경세로 확충된 세수는 탄소배출 절감기술 혁신에 재투자한다고 하니 감염병 재발방지와 경제부흥을 위해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확연히 느껴진다.

우리나라의 올해 본예산 규모는 512조3000억원이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1~3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총지출이 546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한국판 뉴딜 본격 추진, 지역 경제 활성화, 고용과 사회안전망 강화, 청년 종합 대책 수립, 국민 생명과 안전 보호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한다. 아마 기후재난에 대한 대비,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예산들은 저 항목 어딘가에 감춰져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 정부는 국가 에너지소비를 2024년까지 9.3% 줄이고 에너지 소비효율도 13%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제6차 에너지이용 기본계획을 지난 19일 확정했다. 지난 5차계획(2013~2017년)에 비해 목표를 2.3배나 끌어올린 의욕에 갈채를 보낸다. 그러나 에너지 소비를 4.1% 줄이기로 했으나 되레 1.1% 늘어나 목표 달성에 실패한 5차계획과 어떤 차별적인 방법으로 목표에 닿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EU가 탄소배출을 위해 지출예산의 30% 이상을 7년간 쏟아붓고 환경세를 신설하겠다는 결의와 상당히 비교된다.

역대급 강풍을 몰고 온 태풍 ‘바비’에 이어 ‘마이삭’이 부산 언저리에 있다는 소식이다. 정부가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할지 고심 중이다.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가 주저앉을까봐 고차방정식을 풀고 있다. 모두 경제를 걱정하면서, 경제를 가장 위협하는 기후위기에는 왜 관심이 없을까. 이제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그길만이 살길이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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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8, 2020 at 0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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